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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가를 위한 비즈니스 수업(아트프레너 성장 소설)_16장. 혼자가 아닌 함께

문화예술가를 위한 비즈니스 수업
작성자
주식회사 쉼
작성일
2026-03-06 12:23
조회
73

16장. 혼자가 아닌 함께

 


 

'웅-'하고 물레가 돌았다.

서연은 며칠째 공방에서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온라인상에서도 주문이 제법 늘었고, 오프라인은 민지네 상점으로 물건을 보내야 했다.,

서연은 매출이 늘어난 것이 좋으면서도 제작, 포장, 마케팅, 기획 모든 것을 하기가 벅차지기 시작했다. 원데이클래스에 대한 요청도 있었고, 구독이나 온라인클래스 등 생각했던 것을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도 서연의 몫이었다.

'아.. 어떡해야 하지?'

서연이 물레를 돌리면서 계속 생각에 잠겼다.

"앗..."

서연이 잠깐 생각을 놓친 사이에 물레에서 돌던 그릇이 어그러졌다.

'후.. 잠깐 쉬자.'

서연은 의자에 기대서 잠시 눈을 감았다. 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민지였다.

"서연아, 통화 괜찮아?"

"응, 잠시 쉬고 있었어. 말해도 돼."

"전에 나 다도 수업 계속 듣고 있다고 했잖아."

"응."

"다도 선생님한테 네가 만든 찻잔을 선물로 드린 적이 있는데, 이번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도 수업에서 네가 만든 찻잔을 쓰고 싶다고 하셔서, 한번 얘기해 보는 거 어때?"

서연은 민지와의 전화를 끊고 K와 이야기를 하면서 적어두는 노트를 꺼냈다.

'여깄다. 콜라보.. 내용..'

제휴(콜라보)란?

나의 자원 + 상대의 자원 = 시너지

내가 가진 것: 도자기 기술, 담다 브랜드, 팬층 상대가 가진 것:

다른 기술, 다른 브랜드, 다른 팬층

합치면: 1 + 1 = 3

제휴의 이유

부족한 것을 채운다

나: 도자기 그릇 - 소품까지 확보는 못함

상대: 소품 있음 - 소품에 어울리는 그릇은 찾기 어려움

→ 같이 하면 '완성한 형태로서' 가능

새로운 고객을 만난다

나의 팬: 1,000명

상대의 팬: 1,000명

→ 콜라보 하면 2,000명에게 노출

서연은 K와 이야기한 대로 민지와 판매 수수료 퍼센티지를 논의했고, 서로의 인스타에 노출시키고 있었다.

서연은 민지가 운영하는 상점 SNS를 열었다.

서연보다 조금 더 오래전부터 상점을 운영했던 민지는 지속적으로 SNS를 통해 본인이 판매하는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배경, 일상의 단편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짧은 생각들을 올려왔다.

민지라는 사람의 취향과 관점을 반영하는 게시물들이 있었고, 오프라인 상점의 규모에 비해서 온라인 팔로워 수는 제법 많았다.

'이거구나.'

민지가 운영하는 SNS에서 다도 수업에 대한 게시물을 찾았다.


며칠 후, 서연은 민지와 함께 다도 수업에 참여했다. 다도 수업이 끝나고 난 후 다도 선생님과 함께 앉았다.

"해외에 친구가 있어요. 다른 일을 하면서 한국어도 가르치는데, 이번에 한국에 여행을 같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에서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다도 수업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 냈어요.

다도 수업을 받고, 한국 음식을 같이 먹고, 차도같이 마시고, 선물로 차와 찻잔을 드리는 것은 어떤지.. 그래서 서연 작가님 찻잔이 생각이 났고요."

"선물로 찻잔이요."

서연이 천천히 말을 받았다.

"네. 한국에서의 경험을 그냥 사진으로만 남기는 게 아니라, 집에 돌아가서도 차를 마실 때마다 그날이 기억되는 거잖아요. 그게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서요."

"찻잔을 어떤 느낌으로 원하세요?"

서연이 물었다.

"너무 전통적이면 외국 친구들이 어렵게 느낄 것 같고요. 그렇다고 한국스러운 느낌이 없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딱 그 중간이면 좋겠어요. 처음 한국 차를 마시는 사람이 손에 쥐었을 때, 뭔가 이야기가 느껴지는 것이요."

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볼게요."

다도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리고 한 가지 더요."

"예?"

"수업에 오는 친구들이 원하면 찻잔을 살 수도 있으면 좋겠어요. 선물로 받는 것 말고, 본인이 따로 사고 싶은 친구들도 있을 것 같아서요."

옆에서 듣고 있던 민지가 말을 받았다.

"그것도 좋네요. 수업 끝나고 차나 찻잔이나 필요한 소품을 더 구입할 수 있게, 안내 엽서 같은 걸 같이 드릴까요? 그건 제가 만들어볼게요. 아.. 저희 가게에 있는 어울리는 소품 몇 개를 옆에 같이 둬도 될까요? 구입하실 수 있게.. 홍보만.. 호호.."

민지가 조금은 말 끝을 흐리며 웃어버렸고, 다도 선생님은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음으로 말을 받았다.

"좋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네요. 하하"

민지가 서연을 보면서 씩 웃었다.


서연은 다음 날 K를 찾아가서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순서대로 꺼냈다. 민지의 전화, 다도 수업, 선생님과의 대화. K는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들었다.

"잘 됐네요."

K가 말했다.

"그렇죠? 저도 그런 것 같긴 한데 제가 놓치는 것이 있을 거 같아서 K한테 물어보고 싶었어요."

" 몇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게 있어요."

K가 말을 이었다.

"콜라보는 잘 되면 좋은데, 처음에 정리해둬야 할 것을 안 해두면 나중에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어요."

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수익에 대한 거요. 찻잔을 얼마에 다도 선생님께 공급할지, 그리고 선물 말고 추가로 구매한다는 사람이 나왔을 때는 서연 씨가 얼마에 팔지에 대한 가이드를 줘야 하고요. 대략의 개수도 확인해야 되고요."

"이런 말을 문서로 다 만들어야 돼요?"

"일단 정리하기 위해서 문서로 만드세요. 그런데 지금은 계약서같이 무거운 형식은 아니어도 돼요. 개수와 가격이 정해지고 나면 카톡으로라도 정리해서 최종 확인된 것을 서로 교환하세요. 그 정도만 해도 되지만 반드시 확인해야 돼요."

서연이 노트에 받아 적었다.

"그리고 역할 분담에 대한 것도 필요해요. 민지 씨가 엽서 만들고, 서연 씨가 찻잔 공급하고.. 뭐. 이게 지금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 같지만, 나중에 이런 콜라보 관계가 이어지게 되면 역할 분담이 필요해요. 홍보, 재고, A/S 등등."

"아.. 생각 못 했어요."

"일단 이번에는 확정된 인원을 가지고 해보는 것이고, 아마도 다도 선생님께서 구매하는 형태로 진행될 거라 공급가와 개수에 대한 부분만 확인하면 될 것 같은데요. 흠.. 파손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해야 될지 얘기가 돼야 되겠네요."

"아.. 파손..."

"배송 중 파손이나 판매나 선물을 위한 보관 중 파손은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수강생의 사용 중 파손도 책임 소재가 운영자한테 보통 있기는 한데... 서연 씨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하면 소모품 개념으로 단가가 조금 낮은 것을 공급할 수도 있어요."

"그러네요. 저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이라 그 이후에도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요. 그럼..."


서연이 노트를 덮으며 말했다.

"정리가 됐어요. 고마워요. 이번엔 제가 먼저 생각하고 왔는데도 역시 또 배워가네요."

K가 웃으며 말했다.

"서연 씨가 많이 달라진 거예요. 전엔 제가 꺼내야 했는데, 이제 먼저 들고 오잖아요."

서연이 가방을 들고 일어서려는데 K가 말했다.

"아, 잠깐요."

서연이 다시 앉았다.

"하나 더요."

"예?"

"요즘 어때요, 체력적으로."

서연이 잠깐 멈췄다.

"솔직히요?"

"네."

"좀 벅차요. 찻잔 만들고, 포장하고, SNS 올리고, 답장하고. 다도 선생님이랑 이것저것 맞춰야 할 것도 생겼고. 밤에 자다가도 생각나요."

K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다는 듯이.

"이제 사람이 필요한 때예요."

"아직 직원을 구하기에는 힘들 것 같은데요.."

"꼭 직원이 아니어도 돼요. 포장이랑 발송만 도와줄 사람, SNS 댓글 관리만 해줄 사람, 아르바이트도 좋고 프리랜서도 좋고요. 서연 씨가 제일 잘하는 것, 흙 만지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나머지를 누군가한테 넘기는 거예요."

"돈이 더 드는 거잖아요."

"맞아요. 근데 그 시간에 서연 씨가 찻잔 하나 더 만들면요. 서연 씨 시간이 제일 비싼 거예요."

서연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혼자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물레 앞에서 그릇이 어그러지던 순간이 떠올랐다. 생각을 놓쳤던 그 순간이.

"어디서 구해요?"

서연이 물었다.

K가 웃었다.

"일단 주변부터 봐요. 꼭 경력 있는 사람 아니어도 돼요. 서연 씨 작업을 좋아하고, 오전이나 오후에 잠깐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해요.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서 몇 시간 짬이 나는 분들 중에 이런 일을 기다리던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작은 것부터 같이 할 사람을 확인해 봐요."

서연은 노트를 다시 펼쳤다. 맨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같이 할 사람.


[17장. 예술가의 정체성 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