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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가를 위한 비즈니스 수업(아트프레너 성장 소설)_8장. 브랜드 스토리, 당신은 누구입니까(1)

문화예술가를 위한 비즈니스 수업
작성자
주식회사 쉼
작성일
2026-02-03 10:43
조회
78

Part 3. I - Identity & Fandom

"1,000명의 진짜 팬이 있다면, 당신은 성공한 것이다"


8장. 브랜드 스토리, 당신은 누구입니까(1)


 

한 달 후.

서연이 여기, 그곳에 끼익-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왔어요?"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던 K가 서연을 보며 인사했다.

"예."

"배송은 다 끝난거죠?"

"예. 배송 다 끝났어요."

"고생했어요."

K가 커피 잔 두 개를 들고 서연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왔다. 서연은 몸을 일으켜 커피를 받아들고 양손으로 잔을 감싸 쥐었다.

"어땠어요?"

"솔직히... 힘들었는데요... 그래도 뿌듯해요."

서연이 헤헤.. 하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K가 서연의 얼굴을 보며 같이 웃다가 다시 물었다.

"인터뷰도 했어요?"

"네. 7명이요."

"아, 그럼 결과부터 볼까요?"

서연이 노트를 펼쳤다. 서연의 메모들 앞으로 K가 몸을 기울였다.

후원자 인터뷰 결과 (7명)

본인용 (5명)

전원 30대 워킹맘

4-6세 자녀

유입 경로: 인스타 5명

선물용 (2명)

30대 여성 (언니→동생 출산선물)

50대 여성 (시어머니→며느리 선물)

유입 경로: 텀블벅 검색 1명, 지인 추천 1명

"본인용이 더 많네요."

"네. 선물용은 생각보다 적었어요."

"그럼 타겟은 맞았던 거네요."

"네. 대체로요."

K가 노트를 가리켰다.

"더 재밌는 거 없어요?"

서연이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아.. 재밌다기 보다는 음... 대답들이 좀 신기했어요. '왜 샀어요?' 물어봤는데.."

서연이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스토리 보고 눈물 났어요. 저도 좋아하는 일 포기 못해서 버티고 있거든요."

"전자레인지 되는 예쁜 그릇 찾고 있었는데 딱이었어요."

"수제 도자기인데 가격이 생각보다 괜찮아서요."

"작가님 진심이 느껴졌어요. 응원하고 싶었어요."

"인스타에서 사진 보고 예뻐서요. 우리 집 식탁에 놓으면 예쁠 것 같았어요."

"아이한테 진짜 그릇 주고 싶었어요. 플라스틱 말고."

"출산 선물로 특별한 거 주고 싶었는데, 딱이었어요."

K가 노트에 적힌 문장들을 천천히 읽었다. 서연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기다렸다.

"음..."

K가 소리를 냈고, 서연이 노트를 다시 들여다봤다.

"저는 이유가 다 제각각이어서 좀 신기했어요. 같은 물건을 샀으니 이유가 몇 개로 좀 나눠질 줄 알았거든요."

"음.." 이라고 K가 다시 소리를 내더니, 몇 가지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다.

"'진심', '응원', '스토리', 감정적인 단어들이 많네요. 전자레인지 되는 그릇'은 기능적 이유예요. '작가님 진심이 느껴져서'는 감정적 이유예요."

구매 이유

기능적 이유: 필요해서, 쓸모 있어서

감정적 이유: 좋아서, 공감해서, 응원하고 싶어서

"둘 다 있네요."

"네. 둘 다 있어요. 근데 중요한 건..."

K가 연필을 빙글 돌렸다.

"기능은 '비교'가 돼요. 감정은 '비교'가 안 돼요."

"뭐.. 말 자체는 이해는 되는데.."

"그럼 이렇게 얘기해볼까요? 고객이 기능을 기준으로 생각해서 제품을 선택한다고 해봐요. 고객은 어떤 기준으로 고를까요?"

"가격, 디자인, 배송 속도..."

"맞아요. 그런게 기능이죠. 저쪽과 이쪽이 비교되는 것!"

K가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근데 '서연 씨의 스토리'는요? 다른 데서 팔지 않아요."

서연이 입을 우물거리며 조그맣게 말했다.

"...그래도 뭐, 아주 색다른 얘기는 아니잖아요. 다른 곳에서도 볼 법한 얘기기는 하죠."

"흠.. 그럴 수도 있죠. 모든 사랑과 이별 얘기는 거기서 거기예요. 다 비슷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도 나오고, 안나 카레리나도 나오고, 폭풍의 언덕도 나오는 거죠. 그것만이 아니라 아직도 엄청 나게 많은 사랑과 이별 얘기가 나와요."

서연이 노트를 무릎에 올렸다. 손가락으로 페이지 모서리를 구겼다 펴기를 반복했다.

"그게 왜요?"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알잖아요. 사랑과 이별 얘기라는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저마다의 분위기와 색을 가지고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그것이 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요. '서연 씨의 스토리'는 서연 씨만 가지고 있어요. 다른 데서 못 사요."


"또 뻔한거 생각해 볼까요?"

K가 옆에 놓인 드립 커피를 쳐다보았다. K의 드리퍼는 나무로 된

"제가 저 드리퍼를 샀죠. 그리고 드리퍼에 내릴 때는 특별히 원두를 골라요. 그렇지만 저도 믹스 커피도 먹고, 그냥 알갱이도 된 커피도 먹어요. 그럼 저는 드리퍼를 왜 샀을까요? 아니, 어떨 때 그걸 사용할까요?"

"또 뻔한 거 하나 생각해 볼까요?"

K가 테이블 구석에 놓인 자신의 커피 도구들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손때가 타 반질반질해진 나무 드리퍼였다.

"제가 저 드리퍼를 샀죠. 꽤 비싸게 주고. 저기에 내릴 때는 원두도 아무거나 안 써요. 굳이 비싼 스페셜티를 골라오죠."

K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저도 탕비실에 있는 노란색 믹스 커피도 마셔요. 그냥 알갱이로 된 커피도 타 먹고요. 그럼 저는 저 귀찮은 드리퍼를 도대체 왜 샀을까요? 아니, 어떨 때 그걸 사용할까요?"

서연은 팔짱을 낀 채 그 나무 드리퍼를 빤히 쳐다보았다. 예쁘긴 하지만, 설거지하기 까다로워 보이는 물건이었다.

"음... 시간 남아돌 때? 아니면 뭔가 있어 보이고 싶을 때?"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요."

K가 믹스 커피 봉지 하나를 집어 들고 흔들었다.

"이건 '살려고' 마셔요. 카페인 수혈이 필요할 때, 빨리 정신 차려야 할 때. 이건 '기능'이에요. 싸고, 빠르고, 효과 확실하죠."

K가 믹스 커피를 내려놓고, 나무 드리퍼를 집어 들었다.

"반면에 이걸 꺼내는 순간은 달라요. 물을 끓이고, 원두를 갈고, 향을 맡고... 그 10분 동안은 '나를 대접하는 시간'이에요. 이 커피는 카페인이 아니라 '분위기'와 '여유'를 마시는 거예요. 그게 '감정'이고요."

서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요. 제 타겟은 '워킹맘'이라면서요. 그 사람들이 아침에 원두 갈 시간이 어디 있어요? 믹스 커피 입에 털어 넣고 뛰어나가기 바쁜데."

"바로 그거예요."

K가 손을 탁 쳤다.

"서연 씨 고객들은 현실에서는 '믹스 커피'를 마시며 살아요. 전쟁 같으니까. 그래서 더 갈망하는 거예요."

"뭘요?"

"단 5분이라도, '드리퍼' 같은 순간을요. 내가 누군가의 엄마나 대리가 아니라, '나'로서 존중받는 순간."

서연이 문득 "아.." 소리를 내며 자신의 커피잔을 들었다.

"그럼, 이 커피를 받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

"맞아요. 이 커피를 서연씨한테 내준 것도 나의 시간과 정성을 내드린거죠. 그리고, 그게 이 드리퍼의 브랜드죠."

브랜드 = 감정적 연결

기능: "이 커피는 맛있다" 브랜드: "이 커피를 마시는 나는 ____하다"


"그럼 제 그릇을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담다 그릇 쓰는 나는 ____하다'. 여기 뭐가 들어가요?"

"그걸 찾아야죠."

민재가 다시 앉으며 노트를 가리켰다.

"여기 답이 있어요. 인터뷰 내용에."

서연이 노트를 다시 펼쳤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손가락으로 한 문장을 짚었다.

"'아이한테 좋은 걸 주고 싶은 엄마'요?"

"더 구체적으로.

" "바쁘지만 식탁만큼은 예쁘게 차리고 싶은 엄마?"

"더요."

서연이 노트를 탁 덮었다.

"아 모르겠는데요."

서연이 고개를 흔들었다.

"잘 보세요."

K가 노트를 다시 펼치며 한 문장을 소리 내어 읽었다.

"'저도 좋아하는 일 포기 못해서 버티고 있거든요.' 이 사람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그냥... 공감해서요?"

"왜 공감했어요?"

"비슷해서요? 저처럼 뭔가 포기 못하고 있으니까?"

"맞아요!"

K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워킹맘이 뭐예요?"

서연이 잠깐 멈칫했다.

"일.. 하는 엄마요?"

"더 정확하게는?"

"일과 육아를 둘 다 하는 사람..."

"왜 둘 다 해요?"

서연이 민재를 쳐다봤다.

"...둘 중 하나를 포기 못해서."

"서연 씨는요?"

서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서연 씨는 예술과 생계를 '둘 다' 하려는 사람이에요. 둘 중 하나를 포기 못해서.. 같은 거예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K가 메모지에 끄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써볼까요?.. 담다의 고객은.."

담다의 고객

표면: 4-7세 자녀를 둔 워킹맘

본질: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표면적으로는 '워킹맘'이에요. 근데 본질적으로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둘 다 맞는 거네요?"

"네. 둘 다 맞아요. 근데 '본질'을 알면 브랜드가 더 강해져요."

K가 설명했다.

"'워킹맘을 위한 그릇'은 기능적 메시지예요. 타겟이 좁아요."

"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그릇'은 감정적 메시지예요. 타겟이 넓어져요. 워킹맘이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어요."

"아... 그래서 아이 없는 사람도 샀던 거구나."

"맞아요. '예쁜 그릇 좋아하는데 수제 도자기는 처음'이라고 한 분. 그 분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일 수 있어요.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서연이 노트를 덮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 머리 아파요. 그러면 브랜드가 뭐예요? 로고예요?"

"흠.. 아니요."

"그럼 이름이요?"

"그것도.. 아닌거 같은데요."

"그러면 뭐예요!"

K가 웃었다.

"아, 오해 말아요. 정말 공감되서 웃은거니까요. 나도 엄청 헷갈려요. 그런데 나름 지금까지 생각해 본것은 이런 것이지 않을까 싶어요."

K가 메모지에 '약속' 이라고 적었다.

"브랜드는 '약속'이에요."

"약속이요?"

"네. 고객에게 하는 약속. '나는 당신에게 이런 가치를 줄게요'라는 약속."

브랜드 = 고객에게 하는 약속

나무 드리퍼: "당신을 위한 시간을 선물할게요"

스타벅스: "세련되고 여유로운 경험을 줄게요"

애플: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기술을 줄게요"

나이키: "당신이 운동선수처럼 느끼게 해줄게요"

서연이 잠시 그 글자를 쳐다보았다.

"약속... 그럼 제가 고객한테 약속하는 게 뭐예요?"

"뭐라고 생각해요?"

서연이 펜을 집어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예쁘고 실용적인 그릇을 줄게요'?"

"그건 기능이에요. 약속이 아니고."

"'당신의 마음을 담아줄게요'?"

"가까워요. 더 구체적으로."

서연이 눈을 감았다. 인터뷰 내용들이 떠올랐다.

스토리 보고 눈물 났다는 사람. 작가님 진심이 느껴졌다는 사람. 아이한테 진짜 그릇 주고 싶다는 사람.

왜 내가 이 그릇을 만들었지?

눈을 떴다.

"'포기하지 않는 당신의 일상에, 작은 여유를 줄게요.'"

K가 미소 지었다.

"그거 좋은데요."

브랜드 약속

"포기하지 않는 당신의 일상에, 작은 여유를 줄게요"

"이 약속이 지켜지면 '신뢰'가 쌓여요. 신뢰가 쌓이면 '팬'이 돼요."

"팬이요?"

"네. 그냥 고객이 아니라, '팬'. 다음에 또 사고, 주변에 추천하고, 응원하는 사람들."


"약속을 만들었으면, 이제 지켜야죠."

K가 말했다.

"당연하죠. 그릇 잘 만들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것만으로는 안 돼요."

서연이 펜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다시 머리를 감쌌다.

"약속은 제품만으로 지키는 게 아니에요. 모든 접점에서 지켜야 해요."

"접점이요?"

K가 다시 메모지에 적고 설명을 시작했다.

고객 접점 (Touchpoint)

인스타그램 피드

펀딩 페이지

제품 포장

제품 자체

배송 경험

사용 경험

AS / 고객 응대

재구매 / 추천

"자, 이게 고객이 서연씨의 제품을 발견하고 만나고 재구매하는 모든 경로예요. 접점이요. 이 모든 순간에서 '포기하지 않는 당신의 일상에, 작은 여유를'이 느껴져야 해요."

서연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다 신경 써야 한다는 거예요? 그릇 하나 만드는데?"

"아니면요?"

K가 반문했다.

"서연 씨 인스타 피드 보여줘요."

서연이 스마트폰을 꺼내 @damda_official을 열어 건넸다. K가 스크롤하며 봤다.

"지금 느낌이 어때요? '여유'가 느껴져요?"

서연이 화면을 들여다봤다.

"...좀 급하게 올린 느낌이긴 해요."

"어떻게요?"

"약속이 '여유'인데, 피드에서 여유가 안 느껴지면 안 맞는 거예요."

서연이 스마트폰을 도로 받아들고 피드를 다시 봤다. 색감이 제각각이었다. 어떤 사진은 노란빛, 어떤 건 파란빛, 어떤 건 하얀 배경.

"포장은요?"

K가 물었다.

"크라프트 박스에 뽁뽁이로 싸고, 손편지 넣었어요."

"편지 내용은요?"

"그냥... '감사합니다, 잘 써주세요' 이런 거요."

K가 종이를 꺼내 두 가지 버전을 적었다.

버전 A (기존)

안녕하세요, 담다입니다.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품 잘 써주세요!

버전 B (브랜드 반영)

바쁜 하루 끝에 이 상자를 여셨을까요?

잠깐, 숨 한번 쉬어보세요.

이 작은 그릇이 당신의 내일 아침을 조금 더 여유롭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담다 드림.

서연이 두 버전을 번갈아 보다가 종이를 탁 쳤다.

"완전 다르네요. B는... 읽는 것만으로도 여유로운 느낌이에요."

"그게 브랜드 일관성이에요. 모든 접점에서 같은 느낌을 주는 거."

K가 말을 이었다.

"포장도 마찬가지예요. 크라프트 박스, 뽁뽁이. 나쁘지 않아요. 근데 '특별함'을 만들려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요."

서연이 난감한 표정으로 팔을 쓰다듬었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포장 업체 바꾸라는 거예요? 아니면 더 비싼거..?"

"아니요. 작은 것들이에요."

K가 의자를 돌려 앉으며 말을 이었다.

"서연 씨, 제가 연극할 때요. 극을 한 편 올리면 연출이나 대본이나 배우들의 기가막힌 연기만 필요한 건 아니었어요. 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고, 그것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의상, 무대 소품, 조명, 그리고 관객들이 들어오는 동선, 분위기 모든 것을 맞췄어요."

서연이 민재를 봤다.

"아마도 서연 씨가 도자기를 만들 때도 그랬겠죠?"

서연이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릇 만들 때도 형태만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유약 색깔이랑 굽는 온도, 식히는 시간, 다 맞아떨어져야 제가 원하는 느낌이 나와요. 하나만 어긋나도..."

"그러니까요."

K가 손뼉을 한 번 쳤다.

"브랜드도 똑같아요. 제품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포장, 편지, 사진, 말투, 배송... 작은 것들이 다 모여서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요."

서연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럼 구체적으로 뭘 하면 돼요?"


[8장. 브랜드 스토리, 당신은 누구입니까(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