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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가를 위한 비즈니스 수업(아트프레너 성장 소설)_13장. 경험을 팔다(1)

문화예술가를 위한 비즈니스 수업
작성자
주식회사 쉼
작성일
2026-02-25 20:06
조회
366

13장. 경험을 팔다(1)

 


 

여기, 그곳을 나서면서 서연이 카카오톡을 열었다.

​

-지금 출발해-

-응-

​

지하철 역을 나와 골목으로 들어갔다.

크지 않은 건물들과 한옥 담장이 이어지는 골목이었다. 카페도 있었고, 베이커리 가게 그리고 공방들도 골목 사이사이에 있었다.

​

서연은 천천히 걸으며 그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카메라를 든 관광객, 커피를 들고 걷는 커플, 가게 안을 들여다보다 멈추는 사람들.

​

민지 가게는 골목 안쪽에 있었다. 간판도 작고 문도 작아서 처음 오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었다. 문을 열면 차 향이 먼저 났다.

​

민지는 고등학교 친구였다. 졸업하고 한동안 연락이 뜸했다가, 연락을 다시 한 지 몇 년 되었다. 민지는 2년 전 차 도구랑 리넨 소품을 파는 작은 숍을 열었고, 서연도 가끔 민지의 가기에 들렀다.

​

"어, 왔어?"

​

민지가 카운터 안쪽에서 뭔가를 정리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리넨 소재의 앞치마, 손잡이가 긴 나무 수저, 작은 도자기 소품들. 진열대가 빽빽하지 않고 여백이 있었다.

​

"전에 말했던 거, 이틀 정도만 가게 앞에서, 될까?"

"응. 그런데 여기 괜찮겠어?"

"너가 좋다고 해주면 고맙지, 나도 테스트 하기에 너무 좋고."

"테스트?"

​

서연이 씩 웃었다.

​

"응."


서연은 민지의 가게 앞에서 작은 워크숍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평일, 토요일 이렇게 해서 세 번 정도.

​

서연은 작게 경험을 팔 수 있는지 테스트 해보고자 생각했다. 전부터 생각했던 공예 워크숍이 가능할지. 나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

그 주 내내 서연은 작업실에서 준비를 했다.

가볍게 살 수 있는 가격 책정이 가능한 찻잔들을 만들었다.

​

당일 날 아침, 서연은 찻잔 다섯 세트를 박스에 먼저 조심히 담고 미니 전동 물레도 꺼냈다. 작업실 물레에 비하면 작은 크기였지만,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

"왔어?"

​

민지가 서연을 보며 인사했다.

​

"나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왔겠네."

"괜찮아. 나도 은근히 기대되더라. 재미있을 것 같아."

​

민지가 웃으며 말했지만 서연은 속으로 은근히 긴장되었다. 서연은 나도 언젠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 했지 실제로 진행해 본 적은 없었다.

서연이 작업실에서 몇 번 연습을 했을 때는 괜히 말이 엉키기도 했다.

​

"흙을 모으는 게, 아.. 가운데로요..."

"흙이 삐뚤어지면 손에서 먼저 느껴져요. 그때 살짝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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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해봤지만 여전히 서연은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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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하지 못하더라도 어쩌겠어. 처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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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을 하다가 서연은 '흠..' 하며 그새 조금 달라졌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

-잘하지 못하더라도..-

​

민지가 자신의 상점 앞에 작은 의자와 테이블을 놔두었고, 서연은 그 옆으로 작은 나무 칠판을 꺼내서 세웠다.

​

작은 거리 공방 워크숍

(미니 전동 물레로 그릇 만들기)

금요일 14:00 / 금요일 19:00 / 토요일 14:00

글씨가 삐뚤었다. 고칠까 하다가 그냥 뒀다.

​


평일 낮.

몇몇의 사람들이 민지의 가게 앞을 지나면서 칠판을 보았다.

​

오후 2시, 서연이 첫 번째로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다. 서연이 물레 소리를 배경으로 어제 연습했던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공예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서연입니다."

​

커피숍을 나와서 지나가던 몇 명이 걸음을 멈추었다. 서연은 앞에 있는 서너명 남짓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레를 돌리며 설명을 했다. 처음이라 손이 떨렸다.

두어 명이 거리를 지나가다가 발길을 멈추고 서연이 물레를 돌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

"흙을 먼저 가운데로 모아야 해요."

​

서연이 양손으로 흙을 감쌌다.

​

"손에 물을 묻혀야 흙이 안 걸려요. 마른 손으로 하면 흙이 찢겨요."

​

물을 찍어서 흙 위에 발랐다. 물레 소리가 낮게 깔렸다.

​

"올릴 때는 안쪽 손이 기준이에요. 바깥손이 따라가는 거예요. 힘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손의 위치로 올리는 거예요."

​

흙이 천천히 올라갔다.

지켜보던 사람 한 명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

"이게 그릇이 되는 거예요?"

"네. 이걸 구우면 저 찻잔들이 돼요."

​

서연이 흙이 묻은 손으로 민지의 가게 안쪽에 있는 찻잔을 가리켰다.

​

'작가의 찻잔 - 너와 나, 두 개에 15,000원(이름 써서 선물하세요.)'

​

"이름을 새겨준다고요?"

"직접 쓰시는 거예요. 제가 옆에서 알려드릴게요."

​

한 분이 다른 분을 봤다.

​

"우리 한번 해볼까?"


서연은 일부러 평일 낮, 저녁, 주말 이렇게 세 번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간대에 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달라질 것이다.

서연은 그 중에서 고객이 누구고,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

평일 낮에는 주부와 대학생들이 있었다. 친구랑 같이, 조금은 여유롭고 들뜬 분위기였다. 찻잔을 들여다보며 남자 친구와 엄마, 딸 얘기를 했다.

​

평일 저녁에는 퇴근한 사람들이 있었고, 저녁 데이터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걸음이 빠른 사람이 서연 앞에 멈추어 섰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관심있는 사람이겠다 싶어 서연은 인스타그램이 적혀있는 명함을 건넸다.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손을 잡고 서로의 이름을 쓰고, 그 밑에 하고 싶은 말도 적었다.

​

주말에는 가장 사람이 많았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어린 아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흙을 만져보고 싶어했고 서연은 결국 흙 한 조각을 떼서 아이한테 해보게 했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직접 이름을 쓰게 하고 찻잔을 사갔다.

​

어떤 친구들은 와서 강아지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같이 쓰기도 했다.

다른 사람은 찻잔을 하나만 살 수 없는지 물었고 서연이 조금 곤란한 듯 웃자 조금 생각하다가 두 개 모두 자신의 이름을 적는 대신 (힘내자)(쉬자) 라고 적었다. 서연이 쳐다보자 일할 때, 집에 있을 때 이렇게 두 개요. 대답하며 씩 웃었다.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선물하겠다고 했던 단발머리의 대학생 친구를 마지막으로 서연의 '작은 거리 공방'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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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옆을 쳐다보았다. 일부러 많이 가져왔던 명함이 몇 장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본 순간 서연은 뭔가 뿌듯함이 들었다.

사람들은 서연이 물레 돌리는 모습을 찍기도 했고, 서연은 그럴 때마다 혹시 SNS에 올리실거면 제 인스타도 태그 달아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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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스스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내심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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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테이블을 정리하고 민지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민지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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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서 고마워."

"가게 앞에 자리만 몇 시간 내준 건데 뭐, 그래도 너 덕분에 우리 상점에 있는 것도 몇 개 팔렸어. 고마워."

​

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실제 찻잔과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린넨으로 만든 받침대 같은 것도 같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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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해. 나도 재미있고, 서로한테 도움이 될 수 있고, 참.. 너가 만든 찻잔 우리 가게 팔아도 돼?"

​

서연이 민지의 숍과 맞는지 머뭇거리며 말하지 못하고 있었던 얘기를 민지가 먼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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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도 장사를 잘하지 못해서 잘 팔 수 있는지 모르겠다."

​

민지가 조금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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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도 나야 소개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지! 고마워!"

​

서연이 민지의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려 다급하게 말을 이으며 민지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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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한테 할 말이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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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속으로 웃었다. 스스로가 대견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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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값으로 내가 밥 살게. 우리 많이 먹자! 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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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활기찬 목소리로 주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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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경험을 팔다(2) 로 이어집니다]